증여세는 증여를 받은 사람이 내는 세금이다. 세율은 증여받은 가액을 기준으로 10~50% 까지 적용한다. 당연히 증여가액이 높으면 세율이 높아진다. 증여세는 증여 하는 사람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아버지로부터 얼마 받고, 할아버지로부터 얼마 받으면 둘을 합산하지 않고 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보자. 1억까지는 세율이 10%이고, 바로 그 위가 20%다. 아버지가 2억을 주면 세금이 2천만원이지만, 할아버지가 1억을 아버지가 1억을 주면 1천5백만원이다. 결국 한 사람에게 많이 받으면 그만큼 세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로의 자녀에게 증여를 하기로 했다. 세무사가 조언했다는데 조금 씁쓸하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2세로 넘어갈 때가 되면 가장 골치 아픈게 주식이다. 비상장주식은 시장에서 잘 거래도 안되는데 세법상 평가하면 엄청난 가격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자신의 자녀에게 그대로 증여를 하면 세금이 너무 많아 주인공들은 머리를 썼다. 동일한 주식수를 나는 니 자식에게, 너는 내 자식에게 각각 증여하자!
세무서는 이를 눈치챘고, 증여세 조사를 벌여 겉으로 보이는 형식을 인정하지 않고 증여세를 부과했다. 주인공은 자신들이 택한 법적 형식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원래부터 이러한 방법은 절세방안이라고 했다. 부모가 아들에게 전부 주지 않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각각 증여하여 증여세를 줄이는게 인정된다는 질의회신을 예로 들었다. 즉, 증여재산을 분산하는건 절세 방안이다. 그리고, 부모가 부동산을 여러명의 자식에게 증여하면 증여 받은 자식들이 각각 증여공제를 받아 절세하는 질의회신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이런 사례와 이 사건은 조금 다르다. 앞의 사례들은 법적 형식 뿐 아니라 재산의 소유권이 실제로 그렇게 나눠지는 결과이고, 이 사건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교차하지 않았을때와 다른 점은 오로지 증여세 뿐이다.
이 사건의 이슈는 주인공이 택한 법적 형식을 무시할 수 있는가 이다. 1심부터 대법원까지 세무서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의 판단은 간단했다.
거래를 우회하거나 변형하여 여러 단계의 거래를 통해 증여 효과를 달성하면서도 증여세를 감소시키는 경우, 그러한 거래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특정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법적 형식을 선택할지는 납세자가 임의로 택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는 존중되야 한다. 최종적인 경제적 효과나 결과만을 가지고 실질이 직접 증여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해서도 안된다. 납세자가 택한 법적 형식을 존중할지는 다음 기준으로 판단한다.
- 당사자가 그와 같은 거래 형식을 취한 목적
-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단계별 거래 과정을 거친 경위
- 세금 부담 감소 외에 사업상의 필요 등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 각각의 거래 또는 행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
- 그러한 거래 형식을 취한 데 따른 손실 및 위험부담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대법원의 판단은 이렇다. 상대방 자녀에게 동일한 회사 주식을 교차증여하기로 약정했고, 상대방이 자신의 자녀에게 증여하지 않으면 자신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들의 자녀에게 직접 증여할 때와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 세금만 줄이려 했고, 이런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교차로 증여할 이유가 없다.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목적외에 다른 합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 직접 증여로 보는게 맞다.
<대법원 2015두46963, 2017.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