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는 늘 세법보다 앞선다. 다양하고 복잡한 거래를 일일이 세법에 규정할 수 없기에 증여세는 '완전포괄주의'라는 마스터 키를 도입했다. 그러나 세법도 법이니 그렇게 맘대로 법을 해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완전포괄주의 도입 배경을 설명하고, 최근의 관련 사례를 들어 완전포괄주의의 한계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법의 정비 과정을 살펴보려 한다.
1. 완전포괄주의 도입 배경 및 과정
2003년 증여세에 완전포괄주의가 도입 되기 전까지는 민법상 증여 개념에 몇가지 증여의제 규정으로 증여세를 부과했다. 먼저, 민법상 증여의 정의를 살펴보자.
'증여는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민법상 증여는 증여자와 수증자의 의사에 의해 효력이 생기므로, 이러한 증여계약 없는 부의 무상이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수 없기에 증여의제 규정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유사한 증여거래를 일일이 열거하여 법에 규정할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했다. 세법상 증여의 정의를 규정한 것이다.
상증세법 2조(최초 도입시, 4항은 2013년 삭제)
③ 이 법에서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받고 이전(移轉)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것 또는 기여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④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實質)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을 적용한다.
이와 함께 증여의제로 열거한 규정을 증여시기와 재산가액 계산에 관한 규정으로 전환했다. 문장상으로는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에서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로 바뀌었다. 이후 예시된 규정과 과세요건이 다르지만 실질이 비슷한 경우에는, 증여의 정의(완전포괄주의)를 통해 과세를 했다.
2. 완전포괄주의의 한계를 보여준 사례
이번에 볼 사건은 두가지 이슈가 있다. 자산의 저가양도에 따른 양도자의 양도소득세, 양수자의 증여세가 하나이고, 이 사례의 핵심이슈인 완전포괄주의에 의한 증여세가 다른 하나이다.
우선 자산의 저가양도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간략히 살펴보자. 이 부분은 1심에서 납세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후에는 주장하지 않았다.
(1) 저가양도의 이중과세 여부
아버지가 아들에게 시가 10억짜리 주식을 5억에 양도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아버지는 양도가액을 5억으로 신고하겠지만, 세무서에서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해 양도가액을 10억으로 해서 양도소득세를 계산한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아들은 10억짜리 주식을 5억에 샀으니 아버지로부터 5억을 증여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에 대해 증여세를 또 부과한다. 이를 두고 이중과세라고 주장했지만, 과세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이중과세가 아니라는 결론이 났다.
이중과세를 조정하기 위해 아들이 증여세를 낸 5억도 취득가액으로 인정해준다. (정확히 5억은 아니다. 개념만 이해하자)
(2) 완전포괄주의에 의한 증여세 부과
1) 내용
특수관계인간에 주식을 (1)과 같이 저가양도하고, 몇일 후 다른 특수관계인이 그 회사에 부동산을 증여했다. 회사가 무상으로 자산을 받았으니 주주들에게 당연히 이익이 돌아간다. 다만 주식가치가 증가했을뿐 실제로 실현된 이익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서는 주주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2) 관련 규정(사건 당시 시행 중인 규정)
상증법 2조
③ 이 법에서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경제적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을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현저히 저렴한 대가를 받고 이전(移轉)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것 또는 기여에 의하여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④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둘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인 실질(實質)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제3항을 적용한다.
상증법 제41조【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①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이하 이 조에서 "특정법인"이라 한다)의 주주 또는 출자자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인이 그 특정법인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거래를 하여 그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그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 <개정 2011.12.31>
1. 재산이나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거래
2. 재산이나 용역을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현저히 낮은 대가로 양도・제공하는 거래
3. 재산이나 용역을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현저히 높은 대가로 양도・제공받는 거래
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거래와 유사한 거래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거래
② 제1항에 따른 특정법인,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가 얻은 이익의 계산, 현저히 낮은 대가 및 현저히 높은 대가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상증법 제42조【그 밖의 이익의 증여 등】
① 제33조부터 제39조까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41조, 제41조의3부터 제41조의5까지, 제44조 및 제45조에 따른 증여 외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이익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을 그 이익을 얻은 자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
3. 출자・감자, 합병(분할합병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분할, 제40조제1항에 따른 전환사채등에 의한 주식의 전환・인수・교환(이하 이 조에서 "주식전환등"이라 한다) 등 법인의 자본(출자액을 포함한다)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거래로 얻은 이익 또는 사업 양수・양도, 사업 교환 및 법인의 조직 변경 등에 의하여 소유지분이나 그 가액이 변동됨에 따라 얻은 이익. 이 경우 그 이익은 주식전환등의 경우에는 주식전환등 당시의 주식가액에서 주식전환등의 가액을 뺀 가액으로 하고, 주식전환등이 아닌 경우에는 소유지분이나 그 가액의 변동 전・후 재산의 평가차액으로 한다.
3) 세금다툼 과정
회사에 부동산을 증여해서 주식가치를 높여 부당하게 부를 무상이전 하는 방식을 막기위해서 위의 41조 규정이 존재한다. 그 규정이 적용되려면 증여받은 회사가 결손금이 있거나 휴폐업중이어야 한다. 이 증여의 형태는 41조의 컨셉과 비슷하지만, 과세요건에 맞지 않아 직접 적용하여 과세할 수는 없다. 증여받은 그 해에 그 기업에 결손이 조금 발생했지만, 그로 인해 41조가 적용된다고 해도 증여세가 계산되지 않는다.
가. 심판청구
납세자는 규정에서 정한 과세요건에 맞지 않는데도 완전포괄주의로 과세하는 점, 미실현이익에 과세하는 점을 들어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에 대해 세무서의 심판청구시 주장은 이렇다. 42조1항3호에서도 미실현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 사건에서도 과세가 가능하다는 주장, 과세요건에서 조금 벗어나더라도 완전포괄주의에 의해 과세가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이 문제는 증여세의 과세체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심판원에서 이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나. 1심
납세자측은 증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상증법 2조3항에 근거한 증여세의 과세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42조1항3호를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있었다. 42조1항3호의 전단은 자본거래에 대한 내용으로 이 사건은 부동산을 증여하여 자산수증이익이 발생하는 손익거래에 해당하여 전단의 내용은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세무서에서는 건물을 증여한 사람이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였고, 이를 증여한 것은 사업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모양이다. 이러한 부분까지 염두에 뒀는지 개인이 보유할때 부동산을 관리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에 대한 고용관계는 승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후단의 내용도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오랜 기간 유권해석을 통해 흑자법인에 증여한 재산에 대해 법인세가 과세되면, 그 주주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다 2007년경 별다른 사정없이 막연하게 해석을 변경했다. 이 사건 증여가 새로운 유형의 변칙 증여가 아니라 41조와 유사한 형태인데도 42조1항3호를 적용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한점, 흑자법인에 대한 새로운 과세기준을 창설하게 되는 점등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침해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했다.
42조1항3호의 입법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 해석을 할 경우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침해하게 되어 세무서의 주장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 2심
세무서는 증여받은 회사의 결손금 범위 내는 41조1항이 적용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42조1항3호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판단은 다음과 같다.
42조1항은 유형별 포괄주의의 성격을 가진 조문으로 개별예시규정이 규율하지 않는 거래에 대해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해석해야한다. 완전포괄증여규정이 신설된 2004년 이후에도 기존의 증여의제규정이 증여재산가액 계산규정의 형태로 남아있고, 이러한 개별예시규정에서 설정하는 과세조건도 계속 개정되고 있어, 이는 개별예시규정에서 정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완전포괄증여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과세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과세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결단을 나타낸다.
위와 같은 세무서의 주장이 가능하다면(41조1과 42조1항3호가 혼합되어 법을 적용함), 과세처분의 법적근거 및 구성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뿐 아니라, 납세자로서는 개별예시규정 또는 42조가 단독으로 적용될지, 개별예시규정과 42조가 혼합하여 적용될지 여부도 알 수 없게 된다. 단순히 개별예시규정에서 정하는 거래에 대하여 2조3항 및 42조를 적용하여 과세하는 경우보다 더욱 심각하게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게 된다.
라. 대법원
대법원에서는 전심의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이며, 완전포괄주의의 도입 과정을 설명하고, 그 한계에 대한 판단을 했다.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등을 보장하기 위해 개별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하여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개별가액산정규정에서 정하는 범위에서 제외된 거래등은 2조3항의 증여 개념에 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 할 수 없다.
<대법원2013두16104, 2015.10.15>
3. 최근 관련 법 정비 내용
(1) 증여의 개념 재정비
개정전 2조3항에 있던 내용이 2조 6호로 바뀌었다. 새로운 증여의 정의는 이렇다.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ㆍ형식ㆍ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ㆍ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移轉)(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만, 유증과 사인증여는 제외한다.
개정전과 비교하면 '경제적 가치를 계산 할 수 있는' 이라는 문장이 없어졌다.
(2) 증여의제 전환
위 사건에서 주요 다툼이던 41조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증여를 증여재산가액 규정에서 증여의제 규정으로 전환했다. 이렇게 하면 요건에 정확히 맞아야만 과세가 가능하다. 개별예시규정에 있는 내용이 다시 증여의제로 전부 돌아오는건 아닐지.
(3) 개별예시규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거래에 대해 가액 산정이 가능하도록 규정
개별예시규정과 비슷한 거래인 경우 개별예시규정을 이용해 증여재산가액 산정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상증법 4조1항6호)
(4) 법42조의 세분화
그밖의 이익의 증여라는 포괄적이었던 규정을 각각의 카테고리별로 별도 조항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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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전에는 마스터키가 2조3항과 42조1항이라면, 개정후에는 2조6호와 4조1항6호가 된것인지 이와 관련된 세금타툼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